momnbaby_20160908

전철을 타고 가다 재미있는 장면을 봤다. 프랑스 엄마가 두 살 정도의 아이를 데리고 전철을 탔다. 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불어 몇 마디를 기억하기에 그들이 프랑스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한창 인기를 끄는 프랑스 엄마의 육아 모습을 잠시나마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조용히 지켜보았다. 엄마는 의자에 앉아 있고, 아이는 엄마 무릎 앞 유모차에 태워져 있었다. 엄마는 유모차의 방향을 아이가 엄마를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전철이 몇 정거장 지나는 동안 아이는 얌전히 잘 놀았다. 하지만 서서히 지루해졌는지 칭얼거리기 시작했다. 아이의 칭얼거림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똑같다. 그런데 그런 아이에게 반응하는 엄마의 방식은 참 달랐다.

당신은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하겠는가? 분명 좋은 엄마라면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장난감을 준비해 두었다가 아이 손에 쥐어 줄 것이다. 혹은 아이가 좋아하는 간식을 준비해 두었다가 먹일 것이다. 장난감이나 간식으로도 진정되지 않는다면 아마도 아이를 안아서 다독여 줄 것이다. 이 정도면 정말 좋은 엄마 역할을 하는 거다.

그런데 그 젋은 프랑스 엄마는 좀 달랐다. 아이가 엄마를 향해 두 팔을 뻗는 모습이 안아 달라는 것 같았다. 답답한 유모차에서 벗어나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런데 엄마는 손가락을 입에 대고 속삭이는 소리로 쉬쉬 할 뿐이었다. 그래도 아이의 칭얼거림이 멈추지 않자 이번엔 가방에서 화장지 한 장을 꺼내 이리 저리 움직이며 아이의 시선을 끌었다. 손가락을 입에 갖다 대고 “쉿!” 하고 말하며 조용히 해야 함을 가르침과 동시에 화장지 한 장으로 아이의 답답함을 진정시키고 있었다.

솔직히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냥 한 번 안아 주면 아이가 진정할 텐데 왜 끝까지 안아 주지 않지?’ 정말 왜 안아 주지 않는지 궁금했다. 프랑스 말을 할 줄 안다면 물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5분 정도 흘렀다. 엄마의 작은 속삭임과 화장지 한 장의 움직임에 아이는 정신이 팔려 자신의 불편함을 잊었나보다. 신기하게도 아이의 칭얼거림이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마가 화장지를 날리는 시늉을 하면 아이의 두 눈과 두 손이 그걸 따라 가며 웃기 시작했다. 과연 저걸로 아이를 달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가졌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 20대 후반이나 30대 초반 정도밖에 되지 않아 보이는 그녀가 어떻게 저렇게 아이 마음을 잘 알고 다독여서 아이 마음의 방향을 바꾸는지 놀라웠다.

마음이 진정된 아이가 다시 기분이 좋아지자 엄마의 화장지 놀이도 멈추었다. 그리고 몇 정거장 더 가서 내릴 때까지 아이는 이것저것 바라보며 시간을 잘 보냈다. 먹을 시간이 아니었는지 먹을 건 아무것도 주지 않았고, 장난감 대신 엄마가 갖고 있는 작은 물건으로 아이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프랑스에 딱 1년 살아 본 작가가 왜 프랑스 육아법에 환호성을 지르며 감탄했는지 깨닫는 순간이었다.

프랑스 육아법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일정한 규칙이 정해지면 그것에 대해 타협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원칙을 지키고 아이에게 그 원칙을 지켜야 함을 확실하게 가르친다. 이런 교육의 결과는 아이들 행동에서 나타난다. 여섯 살밖에 되지 않은 아이가 엄마가 깨우면 바로 일어나 알아서 아침을 먹고 옷도 스스로 챙겨 입고 유치원에 간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하는 걸 상상해 보면 꿈만 같이 느껴질 것이다. 이렇게 신통한 모습을 프랑스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보여 준다.

지금 우리는 아이 공부를 위해 가족과 함께하는 식사시간을 무너뜨리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예의조차도 뒤로 미룬다. 순간순간 정 때문에, 마음이 약해서 혹은 공부를 위해 정해진 규칙을 수시로 바꾸는 것이 결코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다. 그래도 프랑스 육아법이 인기를 끄는 것을 보면 다행히 그런 모습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육아법이 예전에 우리에게도 있었다. 우리 어머니와 할머니 들은 비싼 장난감이 없어도, 맛있는 간식이 없어도 아이를 잘 달래고 버릇도 올바르게 가르쳤다. 밥상에서 안 먹는다고 투정하다 몇 번 혼이 나면 표정을 찡그리긴 해도 투정을 부리지는 못했다. 어른들이 식사가 끝날 때까지 아이들도 공손하게 기다릴 줄 알았다. 어쩌자고 우리는 이런 좋은 전통을 무시하고 없었던 것처럼 착각하는 것일까?

 

출처 : 엄마가 놓쳐서는 안될 결정적 시기_이임숙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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